챕터 11. 파이어플라이 실험실 -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
엘리의 뇌 전체에서 자라나는 동충하초를 채취해서 백신 연구를 한다고 하자, 조엘은 인류를 위한 백신 대신 엘리의 생명을 선택합니다. 또다시 딸을 잃을 수는 없었죠. 파이어플라이 대원들은 그런 조엘을 막기 출동하는데요. 어찌 생각해보면 파이어플라이의 세력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들의 심장부와 같은 곳에서 조엘은 파이어플라이 전체를 적으로 돌린 셈입니다.
병원에서 연구자 및 마를렌의 기록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자의 녹음 기록
4월 28일. 마를렌이 옳았다. 아이의 감염 상태는 전례가 없다. 면역성의 원인은 불명이다. 기존의 사례로 볼 때 환자의 동충하초에 대한 항원 값은 혈청과 뇌척수액에서 모두 높은 수치를 유지한다. 환자에게서 채혈하여 배양한 혈액은 실험실의 균사체 배양대에서 급속도로 성장한다... 그러나 백혈구 수치는 비율 면에서나, 절대 수치로나 완전히 정상이다. 염증성 시토카인의 증가는 없으며 뇌이 MRI를 보면 일반 감염 환자들과는 달리 공격성 전구증을 수반하는 대뇌변연계의 균사체 성장 징후가 없다. 철저한 변수 통제 상태에서 이 상태를 복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건 페니실린의 발견과 비견될 인류 역사의 기록적인 순간이다. 수년간 지지부진하다가 이제야 인류가 다시금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모든 희생과 이 대의를 위해 피 흘린 수백 명의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됐다.
마를렌의 일지
3월 15일
마침내 유타주 경계를 넘었다. 이틀 후면 다른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
오늘은 대원들의 사기가 훨씬 고양됐다. 지난주에 그렉과 타니아가 죽은 이후로 대원들의 사기를 걱정하던 차였다. 다시 웃는 모습을 보니 좋다. 로빈이 오더니, 자기들을 보살펴 줘서 고맙다고 했다. 별거 아닌 말이지만 내겐 큰 힘이 됐다.
3월 23일
엘리는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는 병원에 도착했다. 상당한 환영 분위기였다. 최소한 다른 사람들은 옛친구를 만나서 반가운 모양이다. 10년 넘게 못 본 사람도 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이후로 밥이 안 넘어간다. 아무하고도 말 못 하겠다.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만 일단은 그냥 잠시 눈을 감고 싶다.
3월 24일
사람들이 날 보는 시선에서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무능한 군인이라는 생각.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나? 난 내가 죽을 거라 생각했다... 우리 대원들은 보스턴 대대 전체에게 쫓기고 있었다. 난 그 애를 도시 밖으로 보내야 했다. 파이어플라이 호송대가 이미 죽은 걸 내가 어찌 알았겠어?
젠장할...
난 당황했다. 결국 난 매우 빨리 회복했고, 대원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유능했다. 군대의 공격에도 제법 많이 살아남았다. 엘리를 밀수꾼 두 놈한테 맡기지 말고 내가 데리고 있었어야 했는데.
내가 널 실망시켰어, 안나. 우리 모두를 실망시켰어.
난 무능한 군인이야.
4월 25일
누구한테도 말을 못 하겠다. 날 바라보는 시선을 더 이상 못 견디겠다. 여기에 더 이상 못 있겠다.
4월 28일
순찰자 한 명이 방금 무전을 했다. 나이 든 남자와 어린 소녀가 버스터미널 옆에 있는 터널로 들어가는 걸 봤다고 한다. 소녀는 붉은 머리였던 것 같지만 확실하진 않다고 한다. 엘리가 아닐까? 작작 좀 하자!
수색대가 출발하려고 한다. 나도 참가할 생각이다.
4월 28일
어둠 속에서 길을 잃으면 빛을 찾아라.
엘리는 살아있다. 지금 엘리를 검사 중이다.
내가 들뜬 건지. 겁먹은 건지. 그냥 예민한 건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내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는 거다.
SURGERY 즉, 수술실로 가는 복도가 보입니다.
조엘을 가로막는 파이어 플라이 대원을 처치하다 보면, 이곳에서 마를렌이 엘리의 엄마인 안나에게 남기는 녹음 기록도 찾을 수 있습니다.
마를렌의 녹음 기록
안나야... 오랜만에 얘기해보네. 난... 수술 허가를 내릴려고 해. 솔직히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내가 여태껏 약속을 지켜왔다는 건 알아줬으면 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도 난 그 애를 돌바줬어. 그 애를 위해서라면 뭐든 했을 거야... 그런데 지금 우릴 구원할 기회가 생겼어... 우리 모두를. 바로 우리가 바라던... 네가 바라던 거야. 나보고 그 밀수꾼을 죽이라더라. 난 이게 얼마나 어려운 선택인지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죽이고 싶지 않아. 그 사람이 날 용서하길 바랄 뿐이야. 정말 보고 싶다. 안나. 네 딸도 곧 네 곁으로 갈 거야.
파이어플라이의 상징이 그려진 문을 열고 들어가자 수술대에 누워있는 엘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조엘은 의식이 없는 엘리에게 하는 말인지, 자기 자신에게 되뇌는 건지,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며 엘리를 안아 들고 탈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