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한국 서비스를 신경 쓰지 않으니 XB1은 한국 게이머에게 외면받으며 판매되지 않고, 한국 내 XB1 판매량이 적으니까 MS는 한국어 지원을 안 해주고, 한국어 지원을 안 해주니 게이머는 XB1 대신 PS4나 SW를 사고…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MS 스토어는 한국 서비스에 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XB1의 많은 게임이 정식 발매를 하지 않거나 한국어 지원을 하지 않고, 자막 지원을 하더라도 MS 스토어에서 한국어 지원 여부조차 표시하지 않고 있죠. 차차 개선되길 희망해보고요. 오늘은 한국에서 Xbox의 인식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결정타 게임 Top 5를 골라봤습니다.
※ 사견이 반영된 순위이므로 개인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왜 나한테만 그래? 왜 맨날 엑박만 한국어 자막 안 해줘?
No. 5 - 메탈기어 솔리드 V 더 팬텀 페인
데스 스트랜딩으로 코지마 히데오 감독을 처음 알게 된 게이머도 있겠지만, 사실 코지마 히데오를 명장으로 만든 작품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메탈기어 시리즈가 그것이죠. 1987년 메탈기어 1 이후 1998년 메탈기어 솔리드를 출시하며 시리즈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1960년대(메탈기어 솔리드 3)부터 2018년(메탈기어 라이징 리벤저스)까지의 60여 년에 가까운 세월을 다루고 있습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는 코지마 히데오 감독 특유의 영화적 연출로 컷신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잠입 액션 장르답게 비살상 플레이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모든 것들을 풍선에 실어 후송시켜버리는 풀톤 회수 시스템 등 흥미로운 게임 요소도 풍성한 편입니다. 무엇보다 코나미에 의해 쫓겨나다시피 한 코지마 히데오가 쌓아 올린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에 XB1 팬들도 메탈기어 솔리드 V의 마지막을 느끼고 싶었을 겁니다. 심지어 XB1 컨트롤러의 장점인 임펄스 트리거까지 적용된 작품이죠. 그리고 우리나라엔 한국어 자막 지원은커녕 XB1판을 발매조차 하지 않으면서 XB1 게이머들은 메탈기어 시리즈에 대한 코지마 히데오의 작별을 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No. 4 - 프로젝트 스파크
지금 생각해도 뒤통수가 얼얼한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어 자막 지원 출시 발표 후 뜬금없이 론칭 직전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프로젝트 스파크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은 게임을 출시하면서 한국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 게임이 많습니다. 출시 후 Xbox 게이머들이 직접 플레이해 본 뒤에 의견을 모아서 한국어 지원 여부를 하나하나 취합하고 있죠. 한국어 지원 여부조차 표기해주지 않는 플랫폼은 Xbox가 유일합니다. "이 맛에 Xbox 삽니다."
No. 3 - 포르자 호라이즌 2
지금은 포르자 시리즈가 최고의 레이싱 게임 시리즈 반열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처음 등장했던 포르자 시리즈는 PS 진영의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보다 한참 뒤늦은 후발주자에 불과했죠. XB360으로 출시했던 포르자 모터스포츠 2, 3, 4와 포르자 호라이즌 1은 지금의 포르자 시리즈를 만든 탄탄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특히 포르자 호라이즌 1은 게임 중에서 들을 수 있는 차량 라디오까지 한국어 음성 더빙을 훌륭하게 해줬던 작품인 만큼, 후속작이자 XB1으로 출시하는 포르자 호라이즌 2에 거는 기대가 엄청났습니다. 그리고 한국어 지원을 공개했었던 게임이었죠. 네, 그런 거 없었습니다. 한국어 음성 더빙은커녕 한국어 자막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XB1으로 출시한 첫 번째 포르자 호라이즌에서 말이죠.
No. 2 - 배트맨: 아캄나이트 락스테디가 만드는 배트맨: 아캄나이트는 아캄버스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대단원의 엔딩이자, 락스테디가 그동안 보여준 성과에 힘입어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던 AAA급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슈퍼 히어로의 인기가 상당한 편이고 그중 배트맨은 아이언맨이나 스파이더맨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슈퍼 히어로로 손꼽히기 때문에 아캄 시리즈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배트맨: 아캄나이트 PS4판은 디지털 및 패키지 판매 모두 순조롭게 진행했지만, XB1판은 어찌 된 일인지 정식 패키지 발매는커녕 한국 MS스토어에서도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도 여러 번 겪으면 익숙해지기 마련이죠. Xbox 게이머들이 직접 북미 MS 스토어 등에 한국어 지원 문의를 해가면서 게이머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북미 MS스토어를 이용하여 구매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XB1판 배트맨: 아캄나이트에는 한국어가 없었죠. 그동안 쌓여있던 유저들의 불만이 표출되었고 뒤늦게나마 XB1판은 한국어가 연기된 것(대체 왜?)이라며, 24일이 지난 7월 16일 한국어 업데이트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발매하지 않았던 XB1판 정식 패키지도 10월 8일 출시 했는데요.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던 블록버스터 게임을 XB1 게이머만 108일이 지나 단물이 빠질 때로 빠지고 나서야 게임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PC판도 이식 상태가 형편없어 아캄시리즈의 명성에 먹칠을 하기도 했죠.
No. 1 - 몬스터 헌터: 월드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언제나 마니아층으로부터 사랑받아온 게임입니다만, 다르게 말하면 고인물 유저만의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재미는 있지만, 신작이 나와도 전에 해본 것 같은 작품, 신규 유저의 유입이 적었죠. 하지만 다시 거치형 콘솔 게임으로 돌아온 몬스터 헌터: 월드(이하 몬헌:월드)는 매너리즘에서 탈피하고 일취월장한 그래픽, 다양한 무기 활용과 타격감 있는 전투, 위압감 넘치는 몬스터들의 재해석, 아이스 본 확장팩을 거치며 더욱 방대해진 스케일로 역대급 몬스터 헌터 시리즈라는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몬헌: 월드는 PS4와 XB1으로 먼저 출시하고 PC판은 약 200여 일 늦게 출시했는데요. 콘솔판의 경우 PS4만 한국어 자막을 지원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몬헌: 월드를 플레이하기 위해 PS4를 구매했고, 당시 국내 PS4 Pro 재고 물량을 매진시키면서 중고 가격 프리미엄을 일으키는 킬러 타이틀이었습니다. Xbox 게이머들은 '이번에도 또 PS4 독점 한국어 지원이네' 하며 아쉬워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PC Steam판이 출시할 때 공식 한국어를 지원하며 등장합니다. PS4 독점 한국어가 아니었던 것이죠. PC 게이머는 환호했고 Xbox 게이머는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XB1만 유난히 홀대했던 한국어 미지원 게임들을 살펴봤습니다. 순위에는 없지만, 다잉라이트나 프로젝트 카스 2, 원피스와 나루토, 삼국지와 셜록 홈스 등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XB1만 한국 발매를 하지 않거나, 발매하더라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Xbox One S와 Xbox One X를 구매했고 지금도 XSX를 구매하려고 예산을 잡아둘 만큼 Xbox를 애정하는 게이머 중 한 명이지만, 이런 홀대와 차별은 뇌리 깊숙이 박혀 있죠.
SKT의 등장!
그러나! Xbox가 우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SKT가 Xbox 올 액세스를 필두로 Xbox 게임 사업에 뛰어든 것이죠. 올 액세스는 XSX나 XSS 콘솔 및 게임패스 얼티밋을 24개월 동안 이용하며 이용료를 납부하는 방식인데요. 합리적인 수준의 비용으로 SKT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 예약은 순식간에 품절되며 Xbox 시리즈 X(XSX)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올 액세스뿐만 아니라 XSX 예약 판매 역시 순식간에 품절되었습니다)
무엇보다 SKT로 인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한국어 지원 확대죠. SKT는 올 액세스 외에 게임패스 얼티밋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전진수 SKT 5GX 서비스 사업본부장은 2020년 9월 16일 진행된 5GX 클라우드 게임 온라인 간담회에서 "서비스 게임 중 현지화는 아직 아쉬운 부분으로 한국어 지원이 절반 정도만 되어있다. 나머지 부분의 한국어 지원 및 한국 성우들의 녹음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소한 극도로 암울했던 XB1 시절보다는 SKT의 주도로 XSX 세대에서 한국어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SKT가 과거 SCEK의 카와구치 시로 대표이사처럼 직접 개발사와 협력을 통해 한국어를 지원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SKT 5GX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되는 게임으로 한정하여 한국어 지원을 확대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럼 이외의 Xbox 게임의 한국어 지원 노력은 누가 해야 할까요? 당연히 MS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하지만 2021년 2월 현재, MS가 특별히 한국 Xbox 게이머를 위해 노력한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MS가 Xbox Game Studio의 몸집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고, 이 과정 중에 직접 인수가 아니더라도 SEGA 처럼 한국어 지원을 곧잘 해주던 개발사와 돈독해지는 모양새입니다. 끝으로 정말로 한국에서 Xbox의 성공을 바란다면 최소한 다른 플랫폼과 동등한 수준으로 한국어 지원 노력을 해주면서 한국 Xbox 게이머들의 마음을 먼저 달래주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게임도 역시 퀘이사존과 함께~!!!
PS5보다 추가 판매도 찾아보기 힘든 XSX, 추가 입고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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