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DESIGN
[착용 방식] 오버이어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Liric 1이 가진 틀을 그대로 이어갑니다. 가장 큰 변화점이라면 무게감 있고 높은 밀도를 가진 마카사 에보니Macassar ebony 우드(흑단 나무)를 활용했다는 건데요. 나뭇결 패턴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겠지만, 전작보다 따뜻한 느낌이 가미되어 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우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변화입니다. 다만 이로 인해 무게가 소폭 상승 한 점(사양표 기준 391 g → 427 g)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무튼 색감 측면에서는 한결 성숙해졌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프레임은 구리색으로 마감했으며, 이어 컵 바깥 부분에 있는 압력 균등화 시스템(PRESSURE EQUALIZATION SYSTEM) 색상과 통일하여 일체감을 높였습니다. 나무 패턴 색상과도 잘 어울려서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요소입니다. 잊지 않고 Meze 로고를 새겼는데, 절묘한 곳에 배치하여 억지스러운 느낌이 없습니다.
▲ 출처: Meze Audio 공식 사이트
Meze가 말하는 압력 균등화 시스템입니다. 밀폐형 헤드폰에서 생길 수 있는 이어 컵 체임버 압력과 더 나은 공기 흐름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라고 합니다. 또한, 저음에서 중저음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업그레이드했다고 하는데요. 앞서 소리 소감 단락에서 중저음이 부드러움을 담당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압력 균등화 시스템이 유효하게 작용한 게 아닌가라는 예상을 해 봅니다.
이어 컵을 고정하는 프레임을 통해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Rinaro Isodynamics을 통해 구동된다는 내용(드라이버 설계를 의미)을, 왼쪽에는 루마니아에 있는 Meze Audio를 통해 제조했다는 문구를 새겼습니다. 폰트 사이즈를 최소화하여 지저분해 보이지 않도록 처리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길이 조절 프레임을 중심으로 헤드 밴드와 이어 컵 고정 프레임이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Meze Audio는 접착제 없이 견고하게 설계하는 걸 목표로 하는데, Liric 2 역시 철학이 잘 녹아 있습니다. 외관, 마감 면에서 딱히 흠을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 드라이버
Meze와 Rinaro Isodynamics는 엠피리언, 엘리트, 리릭 등을 설계하기 위해 긴밀한 협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리나로는 1980년대부터 평판 자력 드라이버를 설계한 오디오 기업인데요. 냉전 시기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에게 국가 지원 음향 기술 연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기술력을 쌓았습니다. Liric 2에는 MZ3SE보다 작게 설계한 MZ4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 케이싱(하우징): 하이브리드 자석 배열에서 발생하는 까다로운 10,7 N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강화 폴리머 하우징 · ISOPLANAR 다이어프램: 3507 mm2의 넓은 활성 면적에 무게는 0.08g에 불과 · 하이브리드 자석 배열: 다이어프램 양쪽에 대칭으로 배치한 네오디뮴 자석을 하이브리드 배열로 배치하여 전체 다이어프램 표면에서 균일한 활성화에 필요한 0.3 테슬라 등방성 자기장을 생성
▷ MZ4 아이소다이내믹 하이브리드 어레이 드라이버 특징
MZ4 드라이버는 Liric을 구현하기 위해 설계한 드라이버입니다. Elite에 탑재하는 MZ3SE보다 크기가 작아서 무게를 71 g까지 낮췄습니다. 다만, 이로 인해 여러 사양에서 열위에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제품 가격대와 밀폐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밀폐형 헤드폰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Phase-X™ 시스템으로 해결하고자 했다고 하는군요. 전고조파왜곡(THD)는 0.15% 미만을 목표로 설계했으며, 최대 상한 주파수는 92,000 Hz에 달합니다.
▷ 이중 구동 시스템
▲ 자료 출처: Meze Audio
음파 길이가 쿠션의 내부 공간보다 작은 10 kHz 이상의 주파수에서는 외이도 내에서 직접 및 반사되는 음파의 양이 많아져 음장이 편향됩니다. 그래서 Meze는 사운드 이미징과 정위감을 개선하기 위해 중고음역대를 재생하는 보이스 코일을 외이도 높이에 위치시켰습니다.
Isodynamic 하이브리드 배열에 적용한 보이스 코일 구성을 사용하면 귓바퀴와 외이도를 향할 때 고주파수에서 음 강도 분포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반사된 신호가 서로 다른 시간 지연을 가지고 외이도로 들어가 3D 사운드 이미징의 초점을 악화시키는 기존 평면형 자기 배열이 가진 일반적인 문제를 해결합니다. 듀얼 코일 배열을 사용하면 전체 범위에서 균형 잡힌 주파수 응답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귀의 서로 다른 영역 내에서 더 나은 주파수 전달이 가능하여 상위 주파수 범위에서 청각적 인식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스위치백 코일(SWITCHBACK COIL): 스위치백 코일은 낮은 주파수를 재생하는 데 더 효율적이며 드라이버 상부에 배치. · 스파이럴 코일(SPIRAL COIL): 나선형 코일은 중고음 재생에 더 효율적이며 시간 지연 없이 음파가 귀에 더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외이도 정면에 배치.
▲ Phase-X™ 시스템 설명(출처: 셰에라자드)
□ 케이블
[인터페이스] 4.4 mm 밸런스드, 3.5 mm 언밸런스드(6.35 mm 어댑터 연결 가능) [케이블 길이] · 4.4 mm 밸런스드: 1.3 m · 3.5 mm 언밸런스드: 3 m
길이만 봤을 때 야외는 4.4 mm 밸런스드 케이블이 어울리며, 실내에서 거치형 앰프를 활용하는 경우라면 3.5 mm 언밸런스드 케이블이 더 편할 겁니다. 케이블이 길면 착용한 상태에서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Meze가 Liric 2를 설계할 때 실내 사용을 충분히 고려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내라고 할지라도 크게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거나 DAP에 연결에서 음악을 듣는 경우라면 유연한 4.4 mm 밸런스드 케이블을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이어 컵 하우징과 예쁘게 맞물립니다. 다만, 미니 XLR 만큼 튼튼한 건 아니라서 강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겠습니다.
3.5 mm 케이블도 헤드폰과 잘 어울립니다. 다만, 케이블이 탱탱하게 텐션이 있는 편이라서 부드럽게 축 늘어지는 4.4 mm 밸런스드 케이블보다 불편하다고 느낄 여지가 있습니다. 내구성 측면에선 좋겠지만, 편의성을 조금 더 챙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