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원대 X570 마더보드로도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5종 마더보드의 전원부 온도를 간단히 비교해보았습니다. 사실 시스템을 사용하는 환경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본 칼럼에서 확인하고자 했던 내용, '20만 원대에 위치한 X570 마더보드로도 라이젠 최상위 프로세서를 원활하게 구동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라이젠 9 3900X는 비록 7 nm 제조 공정이 적용되었다고는 하나, 12 코어 24 스레드로 구성된 고성능 프로세서입니다. 이런 고성능 프로세서를 4 GHz 이상 클록으로 동작시키려면 전원부에 가해지는 부하량도 상당할 것입니다. AIDA64 Stress Test와 BATTLEFIELD V로 나누어 진행한 간단 테스트에서는 5종 마더보드 모두 적정 수준의 결괏값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품에 따라서는 조금 높은 온도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반적인 용도로 활용하는 선이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높은 열이 염려되는 경우라면 케이스 내 공기 순환이 원활할 수 있도록 쿨링을 보강해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것 같네요.
시스템을 일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용자라면 사실 12 코어 24 스레드 모두를 100%로 활용하는 고 부하 작업을 하는 경우를 찾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 같이 누구나 동영상을 촬영·편집하고,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에는 일반인이라도 생산성을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하나둘 쯤은 이용하는 것이 결코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애초에 그런 목적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사용자이기에 많은 코어 수를 지닌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20만 원대 X570 마더보드는 라이젠 9 3900X를 충분히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사용 환경을 고려해 PBO 테스트와 수동 오버클록 테스트도 진행했지만, 일반적인 용도의 활용에 대해서는 온전히 구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흔히 저가형 마더보드로는 하이엔드 프로세서를 온전히 받쳐주지 못한다는 인상을 지니고 있는데요. 이번 테스트를 통해서 전원부 온도에 대해 막연하게 품던 걱정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테스트 제품에 평가를 내려보자면?
이번 칼럼을 진행하면서 테스트 대조군으로 활용된 5종 마더보드는 20만 원대에 속한 제품 중 비슷한 가격대에 위치한 제품으로 선정했습니다. 현금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ASRock X570M PRO4의 가격이 동떨어져 있지만 카드가로는 비슷한 금액대를 이루고 있고, 현금가를 상정해 가격대가 조금 높은 ASRock X570 스틸레전드도 포함이 되었죠. 제조사별로 20만 원대에 판매하는 제품 모두 충분히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원부 온도는 제법 의외의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ASUS TUF Gaming X570-PLUS와 GIGABYTE X570 AORUS ELITE는 대조군 중에서 중간 가격대에 있으면서도 전원부 온도는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전원부 온도가 양질의 성능으로 무조건적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낮은 전원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하죠. 물론 ASRock X570 스틸레전드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원부 온도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카드 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30만 원대에 위치한 제품이기 때문에 매우 인상적으로 비추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반대로 ASRock X570M PRO4는 현금가/카드가 모두 가장 저렴한 금액에 판매되면서 전원부 온도는 납득할 만한 수준을 유지해주었죠. 사용자의 시스템 활용처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일반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제법 아쉬운 결과를 보여준 것은 MSI MPG X570 게이밍 엣지 WIFI였습니다. 전원부 구성면에서 뒤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온도 측정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PBO + Auto Overclocking 테스트나 수동 오버클록 테스트에서는 100℃를 넘나드는 결괏값을 보여주었는데요. 모스펫의 특성상 높은 열에서도 장시간 동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케이스 내에 들어가면서 상승할 발열량과 시스템 안정성 측면을 고려해본다면 반드시 별도 쿨링을 가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전원부의 온도가 시스템 성능이나 기능 모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20만 원대에서 판매되는 마더보드도 라이젠 9 3900X를 사용했을 때 의외로 높지 않은 전원부 온도를 보여주는 것은 흥미로운 결과였습니다.
16 코어를 기다린다면 고민이 필요하다
다양한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20만 원대의 X570 마더보드는 라이젠 9 3900X를 충분히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 있습니다. 특히 일부 마더보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는데요. 바로 8핀 전원 단자입니다. 12 코어 24 스레드를 활용하는 라이젠 9 3900X를 기준으로 한다면, 기본 상태의 Blender 테스트에서 200~220 W 수준의 시스템 소비 전력이 측정되는데요. PBO를 활성화하거나 높은 수치로 오버클록을 적용한다면 응당 소비 전력도 상승하게 됩니다. 물론 100 W가 추가되어 300 W 급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16 코어로 코어 수가 늘어나게 된다면 요구되는 소비 전력 또한 한층 더 높아질 텐데요. 이 경우라면 오버클록 시 8핀 단자 하나로 감당이 어려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16 코어 프로세서를 구매하려고 대기 중인 사용자라면 되도록 8핀 단자 하나보다는 8 + 4핀 혹은 그 이상으로 전원 단자가 구성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라면 전원부 역시 그에 걸맞게 보강될 테니 사용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도 길어졌네요. 전원부와 발열, 소비 전력에 따른 전원 단자에 관한 이야기를 연이어 풀어보았습니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이 최종적인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비록 이번 칼럼이 마더보드에 대해서 많은 내용을 내포하고 있지는 않지만, 20만 원대 X570 마더보드 구매가 걱정되고 불안했던 예비 구매자에게는 제품을 선택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CIe 4.0을 지원하는 것 자체는 현시점에서 큰 장점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기는 하지만, X570 마더보드의 PCIe 레인과 결합했을 때 조금 더 유연한 확장성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일 것입니다. 300/400 시리즈 마더보드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장착하려는 프로세서 등급에 따라 추가 구매를 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AM4 플랫폼으로 새롭게 뛰어드는 유입 인원이라면 20만 원대 X570 마더보드도 시스템 구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퀘이사존 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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